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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2012-Feb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

작성자: 이미리^^; 등록일: 2012-02-03, 08:00:17 조회 수: 12842

콜래보레이션(Collaboration)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충북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10세 되던 해에 미국으로 입양된 정성헌. 혼혈이라는 이유로 아들이 학교 친구로부터 놀림을 받자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미국 입양을 결심하게 된다.

입양아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 화가로 우뚝 선 도미니크 팽본(Dominic Pangborn). 그는 쇠락해가는 디트로이트의 도시를 새롭게 디자인해 '디트로이트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으며, 2006년 미시간 주 '올해의 인물' 에 선정되기도 했다. '타이 가이(Tie Guy)'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의 넥타이는 한 디자인 당 100개 한정으로 노드스트롬, 허드슨스, 제이콥슨스 등 유명 부띠끄 에서만 팔린다. '팽본의 넥타이를 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진짜 넥타이를 못 본 것이다'라고 할 정도이다. 팽본의 상징이 된 빨강과 파랑 노랑 등 강렬한 색채의 근원은 어린 시절 한국에서 보았던 색동저고리이다. 그의 정신적 지주, 작품의 원동력은 어머니와 형이 있던 한국이었다.

최근 일본 작가 쿠사마 야요이(83)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차기 ' 협업(collaboration) 작가'로 선택됐다. 명품업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 중인 중국을 의식해' 루이비통)의 차기 협업작가는 중국에서 나올 것'이란 예상을 깨고 일본 작가가 발탁된 것이다. 호박, 점(點)을 반복적으로 그리는 쿠사마는 강박증을 예술로 승화시킨 스타작가다.

그는 끝없이 증식 반복되는 물방울무늬 회화, 일명 '땡땡이 그림'으로 유명하다. 그는 땡땡이로 유리볼과 풍선도 만들고, 초대형 공간작업도 펼친다. 편집적 강박증을 앓는 그에게는 물방울무늬를 연속적으로 그리는 작업 자체가 곧 치료제였다.

콜래보레이션이 패션 뿐만 아니라 식품, 가구, 생활용품 등 각 분야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콜래보레이션' 이란 유명 디자이너나 작가의 작품을 다양한 상품에 적용하거나, 한 분야의 유명 브랜드를 다른 종류의 상품에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콜래보레이션은 디자이너와 개별 브랜드 간 손을 잡는 경우가 흔하다. 한방화장품 설화수는 지난해 중국 진출을 기념해 베스트셀러인 '윤조에센스'의 포장용기를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 고유의 색체를 입힌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명품업체들도 콜래보레이션이 활성화돼 있다. BMW는 세계적 팝 아티스트들과 '아트카 콜래보레이션'을 내놓고 있다. 페라리는 대만 에이셔와의 협업으로 컴퓨터를 생산하고 중동 아부다비에 페라리월드 테마파크까지 열었다. 프라다와 현대차는 콜래보레이션을 통해 제네시스의 역동성에 프라다의 혁신성이 더해진 제네시스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였다. 아르마니는 삼성전자와 휴대폰, TV를 생산했다. 주류 역시 고급 위스키 제품들 위주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위스키 '맥켈란'은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으로 병을 꾸미는 'MOP(Master of Photography) 프로젝트'를 격년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국내 신진·중견작가의 작품이 활용되고 있다. 샘소나이트는 최근 사진작가 배병우와 '소나무'를 주제로 한 콜래보레이션 여행가방을 출시하고 전시회도 가졌다. 이번 콜래보레이션은 샘소나이트가 2011년 UN이 지정한 '세계 산림의 해'를 맞아 기획됐다.

콜래보레이션 제품이 이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실용성과 예술성을 갖춘 '명품'을 갖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와 자기만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사회철학자 쟝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는 현대인들이 소비하는 것은 사물 그 자체가 아니라 '사회 계급질서와 상징적 체계'라고 진단했다. 사람들은 상품의 기능보다는 상징하는 위세와 권위, 즉 기호를 소비한다. 결국 제품 자체보다는 브랜드의 아우라(Aura), 즉 다른 제품이 흉내 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 독특한 기운을 간직하고 싶어한다. 버버리의 경우 독특한 체크무늬를 대표 심벌로 차용하면서 아우라를 지니게 됐다. '샤넬 넘버 5' 라는 향수는 마를린 먼로가 "두 방울의 '샤넬 넘버 5'를 잠옷으로 입는다"고 말하면서 섹시한 여성미의 상징으로 각인됐다.

아이폰과 태블릿 PC 등 '스마트 미디어'의 시대를 맞아 디자인은 단순히 선호되는 제품의 외형에 그치기 보다는 콘텐츠와 기능, 제품의 특성과 결합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가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한 입 베어먹은 사과모양을 상징으로 한 애플의 브랜드 가치도 디자인으로 부터 나왔다. 21세기는 디자인의 시대, 콜래보레이션의 시대라 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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