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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Apr

세계 가구의 수도 `밀라노 가구박람회` 가보니…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4-20, 09:35:47 조회 수: 13650

지난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페어그라운드. 코엑스 크기의 10배가 넘는다는 이 거대한 전시장의 입구들은 이른 아침부터 넘치는 인파로 몸살을 앓았다. 공식 입장 시간 1시간 전부터 생기기 시작한 줄 때문에 전시장과 연결된 지하철역 `로피에라`역에서는 출퇴근 전쟁이 벌어지는 서울의 지하철역을 연상시키는 풍경이 오전 내내 펼쳐졌다. 17일 개막한 제51회 밀라노 국제 가구박람회 이틀째 풍경이었다.

행사 개막에 앞서 박람회 조직위원회는 밀라노를 `세계 가구 수도`로 선언했다. 참가 업체가 2500개에 달하고, 세계 160개국에서 30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행사장을 찾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세계 최대 가구박람회인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도 유럽을 할퀸 경기침체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이탈리아와 더불어 전시회를 이끌어오던 독일 업체들의 참여가 예년에 비해 저조했던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렇다 할 트렌드도 없었고, 주방가구 분야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신제품도 없었다. 카를로 구엘미 가구박람회 조직위원장은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밀라노 박람회에는 하나의 트렌드가 있는 게 아니다. 2000여 개 업체가 매년 새로운 디자인으로 새로운 유행을 만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트렌드가 없는 게 올해 트렌드"라는 말이 쏟아져 나왔다.

상대적으로 두드러져 보였던 건 제품 디자인보다는 마감재 등 소재의 변화였다. 특히 친환경 소재 사용이 두드러졌다. 침실가구와 리빙가구의 경우 가죽ㆍ원목 사용이 줄어든 반면 패브릭(직물 소재)을 사용한 제품이 크게 늘었고, 표면에 유리를 적용한 제품도 많았다. 한 국내 가구 업체 관계자는 "마감재 변화 외에 블랙과 화이트 위주였던 가구 컬러가 블루, 그린, 핑크 등으로 화사해졌다"며 "부실한 마감을 화사한 색상으로 만회해보려는 시도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최근 이탈리아 가구 업계가 겪고 있는 불황은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탈리아 가구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 업계 매출은 202억6900만유로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다만 불황과는 무관하게 이탈리아 가구 업계의 디자인 경쟁력만큼은 여전히 독보적이라는 게 참가자들의 공통된 평가다. 이정교 홍익대 교수는 "`의자는 팔걸이가 있어야 한다`와 같은 선입견에서 벗어나 가구의 개념을 바꾼 제품이 일부 눈에 띄었고, 하이테크 소재에 아날로그 감성을 적용한 퓨전 제품도 적지 않게 선보였다"며 "탁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성과 이탈리아만의 독창성을 적절히 가미한 제품이 많아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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