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우아미·레이디 등 4개사 허위 부착 적발
중소업체 제품에 유명브랜드 상표 붙여 저가판매
3년간 70억원 팔아…소비자, AS도 제대로 못받아

국내 인터넷 종합쇼핑몰 업체들이 중소업체들에서 만든 가구제품을 마치 유명브랜드 업체들이 직접 생산한 것처럼 속여팔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이같은 ‘제조사 허위표시 판매’는 국내 인터넷 판매시장을 종합쇼핑몰 업체들과 양분하고 있는 오픈마켓(개인과 소규모 업체가 온라인상에서 거래하는 방식) 업체들 사이에서도 광범위하게 이뤄진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 보호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13일 인터넷에서 가구를 판매하면서 제조사를 허위로 표시한 9개 종합쇼핑몰 업체들을 전자상거래법 위반 혐의로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지에스(GS)홈쇼핑, 씨제이(CJ)오쇼핑,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우리홈쇼핑), 롯데닷컴, 신세계, 인터파크아이엔티, 에이아르디(ARD)홀딩스(에이케이(AK)몰), 엔에스(NS)쇼핑(농수산홈쇼핑) 등이다. 제조사가 허위표시돼 팔린 유명 브랜드 가구는 이노센트, 레이디, 파로마, 우아미 등 4개다. 종합쇼핑몰 업체들이 2009~2011년 3년간 제조사를 허위표시한 가구상품 판매액은 70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종합쇼핑몰 업체들과 오픈마켓 업체들은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최근 제조사 이름을 실제 가구를 제작한 중소업체로 바꾸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종합쇼핑몰 업체들은 가구를 팔면서 실제 생산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은 유명 브랜드 가구업체를 제조사로 허위 표시했다. 예를 들어, 지에스홈쇼핑, 씨제이오쇼핑이 이노센트가 만든 가구로 판 제품들은 실제로는 중소업체인 ㅁ가구와 ㅇ가구가 생산한 것들이다. 종합쇼핑몰 업체들은 제품 상세 정보에서도 이노센트 회사 소개와 수상내역만 자세히 설명하고, 실제 제조업체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또 종합쇼핑몰 업체들은 제조사 허위표시 가구들을 일반 정상제품들보다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팔아 소비들을 유인했다. 제조사 허위표시 가구를 산 일부 소비자들은 애프터서비스(AS)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공정위는 “유명 브랜드 가구업체들이 종합쇼핑몰에 가구를 납품하는 벤더회사와 상표사용 계약을 맺어 자신의 상표를 사용해 온라인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수수료를 챙겼다”고 밝혔다. 수수료는 판매가의 7% 또는 월정액 990만원 정도로 파악됐다. 중소가구업계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가구업계에 경영난이 심해지면서 사실상 생산은 하지 않은 채 상표만 빌려주는 유명 브랜드 업체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종합쇼핑몰 업체 관계자는 “전체 취급 상품수가 100만개에 달하고 한달에 새로 들어오는 상품만 수만개에 달하다보니 상품정보들을 일일히 확인하는 게 쉽지 않다”고 해명했다. 공정위는 법 위반 업체들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태료 45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제재수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과 관련해 “개정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되는 8월부터는 영업정지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종합쇼핑몰 업체 뿐만 아니라 지마켓 등과 같은 오픈마켓 업체들에서도 유사한 허위표시 판매가 이뤄져 왔다. 곽세붕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소비자가 온라인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의사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상품정보들을 품목별로 선별해 인터넷 쇼핑몰 화면에 반드시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전자상거래 상품정보 제공 고시’를 8월18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