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나 월세 계약자들은 계약 기간이 끝나면 새로운 집을 찾는 것도 힘들지만 이사를 다니는 것도 큰 부담이다. 세간이 많지 않더라도 묵직한 장롱이나 책장 등의 가구를 옮기려면 이사를 할 때마다 이삿짐센터를 부르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조립식 가구'는 이사가 잦은 사람들의 이사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덜어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조립식 가구는 과거에 허술하고 부실하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기술 발달로 튼튼하면서도 조립이 간편한 조립식 가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장롱과 붙박이 가구 등도 조립식이 등장하는 등 크기와 상관없이 다양한 조립식 가구들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넉다운 가구'라는 용어도 많이 쓰인다. 넉다운 가구는 완전 분해와 조립이 가능한 가구를 말한다.  

가구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립식 가구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시도인 동시에 친환경, 로하스 라이프스타일 등의 트렌드와 연관이 깊다. 최근 DIY 열풍으로 가구를 만들지는 못하더라도 직접 조립해 쓰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도 조립식 가구의 인기가 높다.

인기 요인은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이다. 점포를 운영하기보다는 인터넷 매장을 위주로  판매를 하고 소비자들이 직접 조립하기 때문에 완제품에 비해 30% 이상 가격이 저렴해진다.

현재 국내에서는 에스티트레이닝의 '크룸'이 대표적이다. 크룸은 원래 이스라엘의 조립식 가구 전문 브랜드로,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해 전국적으로 10여 개의 점포를 개설했다. 크룸의 조립식 가구는 플레이하우스, 책상, 의자, 장난감 보관함, 책꽂이, 벽걸이 수납용품 등 이색적이고 차별화된 제품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아이템의 위험요소는 스웨덴 가구 및 주거 생활용품 브랜드 이케아(IKEA)의 국내 진출이다. 조립식 가구로 유명한 이케아는 실용성과 미니멀한 디자인을 앞세워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케아를 통해 조립식 가구에 대한 인기가 높아져 시장 규모 자체가 커지면 차별화된 품목으로 시장을 공략하기 유리해질 수도 있다.

현재 시장 규모는 DIY 가구를 포함해 800억원 규모이고 연간 80만 명 정도가 조립식 가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아이템의 운영을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조립할 수 있는 조립식 가구를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에는 DIY 가구를 직접 만들기 원하는 가정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어 DIY 공방과 가구 만들기 교실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하는 것도 사업 경쟁력 측면에서 좋다.

이케아같은 대형업체들과 가격 경쟁이 어렵다면 친환경 자재를 이용한 조립식 가구나 어린이 전용 조립식 가구 등 차별화된 제품군을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