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가전업계에 불어닥친 ‘반값’열풍이 가구업계로 번지고 있다.

　기존에 출시된 가구 제품을 절반 가격에 판매하거나 기획 단계에서부터 반값을 염두에 두고 각종 비용을 줄여 최종 제품 가격을 낮추는가 하면, 일정 기간 동안 제품을 사용한 뒤 반값으로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이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마케팅이 펼쳐지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루네오가구는 지난 2월 혼수용 반값 가구 ‘이오레 이퓨 침실세트’를 출시했다.

　옷장, 침대, 3단 서랍장 등 3종으로 이뤄진 이 가구세트의 가격은 150만원대. 동일한 구성의 다른 침실세트가 300만원대인 데 비해 절반 가량 저렴하다. 옷장만 단품으로 구입할 경우엔 80만원대로 역시 기존 제품가(160만원대) 대비 50% 수준이다.

　이와 더불어 보루네오는 자사의 혼수가구 베스트셀러인 ‘이오레 보타닉가든’을 2012년형으로 리뉴얼한 ‘이오레 미르 보타닉가든’을 출시하면서 가격을 기존 제품대비 50% 수준으로 책정했다.

  

 <보루네오가구의 반값가구 `이오레 미르 보타닉 가든`>

  이같은 파격적인 가격 정책에 힘입어 관련 제품들의 매출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출시 두달 만에 전년도 대비 2~2.5배의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는 것. 가격을 반으로 낮췄음에도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는 것은 판매량이 4배 이상 증가했다는 얘기로 예상보다 주문량이 많아 8988세트로 한정 출시된 수량이 조기 매진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보루네오 관계자는 “이 여세를 몰아 이달 중 ‘반값침대’, 5월 ‘반값소파’, 6월 ‘반값식탁’ 등을 출시할 예정”이라며 “보루네오의 명품가구 대국민 나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샘은 매트리스 ‘컴포트아이’를 반값으로 내놨다. 다만 한샘은 반값 구매에 흥미 요소를 섞기 위해 이벤트를 꾸몄다. 컴포트아이를 4주간 무료로 체험한 뒤 제품 체험기 작성과 온라인 홍보 활동 등 일부 과제를 완료하면 반값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 이 중에서 가장 우수한 활동을 보인 사람에게는 컴포트아이를 공짜로 준다.

   컴포트아이는 다양한 체형에도 딱 맞는 편안함을 제공하기 위해 7개의 ‘존(zoneㆍ구역)’으로 구분돼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스위스의 침대전문기업인 ‘레멕스’사의 제품으로 한샘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다.

   철 지난 상품을 파격적으로 할인해주는 대형 매장도 생겨났다. 파로마가구는 창고형 ‘파로마가구아울렛’을 경기도 동탄에 오픈하고, 정상가 대비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가구업계의 이같은 반값정책은 경기 불황의 단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다. 특히 보루네오가구처럼, 건설사 특판 부진으로 인한 매출 타격을 보전해야 하는 업체들로서는 최소 마진을 남기더라도 일단 제품을 팔아야하는 상황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보루네오가구는 2009년 우아미 특판 계약을 해지하면서 관련 매출이 25.2%(지난해기준)까지 떨어졌다.

　오는 2014년 한국 진출을 예고하고 있는 이케아의 가격정책에 대비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해석도 있다. 국내 제품대비 50% 가량 가격이 싼 이케아 제품과 경쟁하기 위해서 국내 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통해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