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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Feb

공간이 전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전시 공간 프로젝트 사례

작성자: 전예진 등록일: 2012-02-06, 13:02:11 조회 수: 14391

공간이 전하는 흥미로운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전시 공간 프로젝트 사례

취재 허혜림
도움 대한전시디자인학회

올해 5월에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가 개최된다. 이는 전시분야의 대축제로 대전 세계박람회 이후 19년 만에 열리는 국제 규모의 행사로서 대전세계박람회가 전시 디자인의 성장을 가져왔듯이, 전시분야의 재도약을 기대할 수 있기에 반가운 일이다. 임진년, 새로운 도약을 꿈꾸며 진행된 최근 전시 프로젝트들을 만나보자.

오늘날 박물관 전시는 관람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전시물을 나열하는 방식에서 관람자의 경험을 이끌어내는 참여형 전시로 변화해가고 있다. 이를 위해 멀티미디어와 영상 등의 첨단매체를 도입하거나, 영화, 연극, 패션, 광고 등의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면, 요즘 건립되는 박물관에는 3D영상은 기본이며, 더 나아가 4D 및 5D영상까지 목표를 두고 있는 전시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인 것이다. 이는 박물관의 역사가 깊은 미국이나 유럽국가들처럼 오락, 게임, 테마파크 그리고 스포츠경기에 빼앗긴 관람객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도시가 발전하고 다변화되면서 문화가 국가의 핵심 트렌드로 자리 잡은 시대에 문화의 대표격인 박물관은 단일 건물 중심에서 쇼핑몰이나 도심형 테마파크와 연계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전시가 기존의 전시방식을 탈피하고 점점 대중화, 공공화되면서, 전시의 개념이 확대되어 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의 전시는 지난 100년 중에서 20여 년을 급하게 달려왔다. 시청률 올리기에만 급급한 방송국처럼 전시행정적 건립과 첨단매체만을 선호하면서 관람자를 고려하지 않는 전시를 해왔기에 이에 곧 열릴 우리의 전시문화를 돌아봐야 할 때이다. 이제 여수엑스포를 기점으로 숨고르기에 들어가자. 분명한 것은, 전시는 공공을 위한 공간으로 관람자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관람자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그래서 전시디자인을 하는 우리도 변하고 그 변화를 리드해야 한다. 바야흐로 2012년 임진년은 전시업계와 학계를 위한 기회의 해이다. 그것은 전시의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기 때문이다.

권순관(대한전시디자인학회 회장·서일대학교 실내디자인과 교수)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

설 계 / (주)디브이씨(334-4158)
시 공 / (주)디브이씨
용 도 / 전시 및 박물관
위 치 / 당진군 송학읍 기지시리 49-1
면 적 / 786.94㎡
발주처 / 당진군청
마 감 / 송판 노출콘크리트, 대리석, 목재, 석고보드 위 도장



사람과 사람을 잇는 줄로 마을과 마을을 화합시키는 놀이가 줄다리기다. 특히, 500년 전통의 무형 문화재 ‘기지시 줄다리기’ 는 농경이 중요했던 조선시대에는 ‘마을의 풍요’ 를 기원하는 의미로, 산업사회로 변화한 현대에는 과거와 미래를 잇는 ‘화합’ 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에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은 사라져 가는 전통의 혼(魂)을 지키고, 점차 개인화되어 가는 현 시대를 화합으로 이끄는 ‘기수(旗手)’ 가 되고자 한다.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은 전통문화의 전수와 보존에 힘쓰며, 기지시 줄다리기의 전통적 맥락을 이어오는 문화와 관습의 가치를 고양한다. 또한 삶의 지혜를 배우는 미래지향적 박물관으로 체험이라는 형식을 통해 ‘줄다리기’ 라는 무형의 형태를 지닌 문화 활동공간이자, 참여자 중심으로 기획·진행된 놀이공간으로서, 줄다리기를 전승하고 전수하는 역할을 수행하는데 목적을 갖는다. 더불어 세계 유일의 줄다리기 전문박물관으로서 지역주민과 전국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센터로 조성되었다. 특히, 국내 지역 민속박물관들의 경우, 지역적 특색을 잘 살린, 개성 있는 연출과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관람객들의 참여와 호응을 유도하는데, 기지시 줄다리기 박물관 역시 무형문화재의 특성상 보존이 어렵고, 비교적 홍보가 미흡한 기지시 줄다리기에 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줄다리기 체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간을 연출했다.



박물관의 공간 구성은 ‘프롤로그’ , ‘삶의 장’ , ‘기원의 장’ , ‘전승의 장’ 으로 이어진 스토리라인을 따라 자연스럽게 공간을 거닐며,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게 계획되었다. 이에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박물관의 2층 입구에서는 줄머리를 상징화한 조형물과 전시테마를 볼 수 있는 도입영상을 상영, 앞으로 펼쳐질 기지시 줄다리기에 대한 호기심을 고조시킨다. 이어진 삶의 장에서는 ‘당진, 삶 그 속의 줄’ 을 주제로, 삶 속에 녹아 있는 줄다리기의 모습과 당진 사람들의 생활상을 소개하였고, 기원의 장에서는 ‘풍요의 줄다리기’ , ‘신명의 줄다리기’ , ‘화합의 줄다리기’ 라는 각각의 소주제에 따라 기지시 줄다리기의 유래설화와 줄 꼬기 방법, 기지시 줄 난장과 한반도의 줄다리기 모습들을 다양한 영상과 축소모형을 통해 생동감 있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줄 난장의 현장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코너를 통해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낸다. 끝으로 전승의 장에서는 ‘기지시 줄다리기, 미래를 향해’ 라는 주제 아래, 기지시 줄다리기의 무형무화재로서의 가치와 의의를 살펴보고, 줄다리기를 통해 세계인의 평화와 화합을 바라며 마무리된다. 이외에도 박물관의 1층으로 구성된 짚풀 체험관, 기획 전시실 등을 돌아 볼 수 있는 동선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이밖에도 공간은 짚을 형상화한 메인 조형물과 줄다리기의 민속적 에너지를 공간매스의 개념으로 전환시킨 천장 그리고 선과 선을 엮어 굵은 줄을 만들 듯, 협동과 역동성을 표현한 벽체를 디자인해 전체적으로 통일된 분위기를 한층 강조했다.



경기도어린이박물관

설계 / (주)더원C&C(546-2088)
시공 / (주)더원C&C
위치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 85번지 일원 상갈 근린공원 내
면적 / 10,619㎡(지하 1층~지상 3층)
주요시설 /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교육실, 수장고, 강당, 카페테리아, 기타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은 (주)더원C&C에서 전시물 제작 및 설치를 위한 기본설계를 담당하고, Schematic Design은 문화도시경영연구소와 KAIST 문화기술대학원 연구팀이, Design Development는 미국보스턴의 C7A(Cambridge Seven Associates)가 각각 맡아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이는 영아(만0세~만2세)와 유아(만3세~만6세), 초등학생(만7세~만12세)을 대상으로 ‘호기심 많은 어린이’ , ‘환경을 생각하는 어린이’ , ‘튼튼한 어린이’ , ‘세계 속의 어린이’ 를 주제로 한 전시 콘텐츠를 전달하고자 했다. 특히, 10개로 구성된 각 갤러리마다 모든 연령층이 즐길 수 있도록 전시 내용을 안배했으며, 동반하는 어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전시를 기획 하고자 했다. 또한 각 갤러리마다 영유아 공간을 별도로 배치하고, 어른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계획했다.



먼저 박물관의 1층에는 자연을 배우는 갤러리 1 ‘자연 놀이터’ 와 건강이라는 키워드 아래 신체활동, 스포츠, 식습관 등을 탐구하는 갤러리 2 ‘튼튼놀이터’ 가 위치해 있으며, 안내데스크와 뮤지엄숍, 카페테리아와 같은 편의시설들이 구성되어 있다. 또한 2층으로는 ‘한강과 물’ , ‘우리 몸은 어떻게?’ , ‘건축 작업장’ 을 테마로 한 갤러리 3~5와 갤러리 3, 4의 전실에 해당하는 갤러리 10.1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외에도 교육실과 강당, 의무실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3층에서는 ‘에코 아틀리에’ , ‘동화 속 보물찾기’ ,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 , ‘미니씨어터’ 를 주제로 한 총 4개의 갤러리를 체험할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 전시실들은 어린이들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상호작용적 전시와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의 즐거움을 알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으며, 아동을 비롯해 함께한 부모의 참여를 유도해 가족 간의 소통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D-CUBE CITY 뽀로로파크

설 계 / (주)지엘어소시에이츠·이용렬, 유수정(6918-8252)
시 공 / (주)지엘어소시에이츠·장문석, 김선호
위 치 / 신도림 대성 디큐브시티 4층
면 적 / 1,834㎡
발주처 / (주)뽀로로파크



신도림에 대성 D-CUBE CITY에 위치한 뽀로로파크 2호점은 현재 운영 중인 뽀로로파크 1호점(동탄점)의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3달 반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설계 및 시공이 이루어졌다. 이에 공간은 뽀로로 프로그램 속 마을의 모습을 현실에 그대로 옮긴 듯 디자인되었으며, 3살에서 6살 정도의 영유아들을 대상으로 한 공간이기에, 무엇보다도 특히 안전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했다. 또한 테마파크의 모든 기구들은 아이들의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입체적인 디자인과 화려한 원색이 칠해졌으며, 활발히 움직이길 좋아하는 아이들의 성향을 반영해 오르락내리락, 뛰고, 눕고, 뒹굴 수 있는 다양한 놀이기구들로 설계되었다. 이렇게 아이들이 뽀로로 테마파크에서 즐거운 시간을 즐길 동안, 함께 온 부모는 공간에 마련
된 휴게의자에서 자녀들의 위치 및 행동을 편안하게 관찰할 수 있다.



한편, 이번 2호점은 백화점 내에 위치한 만큼 공용공간에서 쉽게 내부를 보고 흥미를 유도해 낼 수 있어야 했는데, 이를 위해 디자이너는 높게 솟은 전망대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여러 오픈공간을 적절하게 활용했다. 아울러 백화점 내부 동선과 뽀로로파크 입장대기 동선이 한데 얽히지 않고 서로 원활할 수 있도록 입구 및 출구의 방향을 정리하고, 동선을 체계화했다. 이렇듯 D-CUBE CITY 뽀로로파크는 더욱 쾌적해진 공간 속에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되어, 영유아 대상의 키즈파크벤치마킹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처-앤테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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