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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2012-Mar

비어있지만 가득 찬 작업실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3-05, 09:32:15 조회 수: 11216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이 작업실을 이전하며 새 단장을 했다. 구조적인 멋을 한껏 살린 심플한 옐로 플라스틱의 작업실 방문기.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이 작업실을 이전했다. 집 촬영을 하면서 만났던 옐로 플라스틱의 이고은  전성원 실장의 작업실이 늘 궁금했는데 때마침 작업실을 이전했다는 얘기를 들었고, 정리가 되기를 기다려 방문했다. 동네를 옮긴 것은 아니다. 같은 건물 아래층에서 제일 위층으로 옮겼는데 공간이 넓어진 것도 그렇지만 좀더 작업실 같은, 사무실다운 모습을 갖추게 됐다. 작업실은 마포구의 ‘스튜디오 한사’란 이름도 독특한 건물 꼭대기 층에 위치하고 있다. 그동안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에서 보여준 인테리어 사례를 보며 그들이 심플하고, 인더스트리얼적인 감성을 지녔다는 걸 알았기에 작업실 역시 그런 분위기이지 않을까 예상했다. 하지만 작업실은 또 다른 그들만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었다. “원래 사용하고 있던 공간이 작아서 작업실을 옮기려던 중 바로 위층이 비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둘러봤는데 독일인이 거주지로 사용하던 공간이어서 그런지 사무적인 냄새가 적었고 무엇보다 구조가 독특해서 마음에 들었지요.” 뭔가 정형화되지 않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다 싶었는데 이유를 알았다. 흔한 복층 구조임에도 과감하게 드러나 있는 철제 빔이나 기둥, 경사진 박공형 지붕과 작업실 벽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유리창 등이 그랬다. 구조가 재미있었기에 크게 손을 대지 않고 공간에 목적만을 부여했다. 로프트 같은 느낌이 살짝 풍기는 2층은 샘플을 보거나 전체 회의를 하는 공간으로, 아래층의 방은 이고운  전성원 실장의 공간으로, 나머지는 직원들의 작업실로 나눴다. 야근을 하거나 손님을 맞이할 때 꼭 필요한 탕비실과 창고도 갖췄다.



“바닥을 새로 깔고, 계단에 칠을 다시 하고, 문에 글자로 포인트를 주거나 통유리창에 시어한 커튼을 두르는 등 작은 디테일만 재정비했어요. 공간 덕을 톡톡히 본 셈이죠.” 구조가 아무리 돋보여도 안에 담기는 인테리어와 컬러 등이 촌스럽다면 산만하고 복잡한 공간이 될 수도 있지만 ‘여백’의 미를 아는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은 이를 잘 버무려냈다. “한 가지 깨달은 점은 여기 오기 전엔 통유리창에 대한 로망 같은 것이 있었어요. 전망이 두루 보이는 탁 트인 통유리창을 지닌 공간이 좋아 보였죠. 물론 바깥 풍경이 시원하게 보여 좋긴 하지만 겨울엔 많이 춥고, 여름엔 내리쬐는 햇빛이 그대로 들어와 몹시 덥더군요. 공간이 무거워 보이지 않도록 얇고 시어한 소재의 커튼을 둘렀는데 사실상의 효과는 미미해요.” 시행착오는 언제나 있을 수 있지 않은가.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은 이제 전체적인 디스플레이를 마치고 편의를 위해 소소하게 신경 써야 하는 것들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사례를 소화하면서도 회사의 아이덴티티나 추구하는 스타일은 보여줄 수 있어야 하는 것처럼 사무실 역시 어떤 클라이언트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듯 심플하면서도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만의 매력을 엿볼 수 있었다. 화이트를 메인 컬러로 깔끔하게 마무리했지만 슬레이트판에서 영감을 얻어 나무로 제작한 입구처럼 말이다. 과하지 않은 디자인이 반영된 공간을 추구하는 회사다웠다. “집은 편해야죠. 실용성도 있어야 하고요. 하지만 너무 편한 공간에 있다 보면 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도 나태해질 수 있어요. 그러지 않기 위해 디자인이라는 양념을 해야죠. 편한 공간에도 디자인이 깃들 수 있어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간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고요. 결국 편하지만 신경을 써야 하는 공간이 되는 거죠.”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들이 모인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의 멤버들과 꼭 닮은 이 작업실 또한 예외는 아닐 것이다. 앞으로 이 재미있는 작업실에서 옐로 플라스틱 디자인만의 무한한 창의력과 스타일이 쏟아져 나오기를! 시공 및 디자인 옐로 플라스틱디자인 (070-7709-35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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