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든든한 외피가 되어 주는 타일이 현대의 첨단기술에 힘입어 디자인 및 기능적 성장을 거듭하며,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고 있다.

취재 허혜림



오늘날 타일은 시공이 간편하고, 시공 후 균열이나 변색, 변형이 잘되지 않는 장점으로 인하여 위생적인 면을 요구하는 주방과 욕실에 꼭 필요한 건축자재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세라믹타일은 일반적으로 다른 소재에 비해 단단하고 스크래치와 오염에 강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온도에 따른 변화가 적고 열전도율이 높아 쾌적하고 편안한 환경을 유지시켜 준다. 뿐만 아니라 대리석 마블링과 원목의 나뭇결 등과 같은 자연 소재 무늬와 색상을 자유롭게 연출할 수 있어, 유지보수가 까다로운 천연 소재의 단점을 보완하고, 저렴한 가격과 편리한 시공을 갖춘 대안제로서 각광받고 있다. 이러한 세라믹 타일은 재질에 따라서 자기질, 석기질, 도기질로 분류되고, 성형방법에 따라서는 건식과 습식으로, 용도에 따라서는 내장과 외장, 바닥과 모자이크 타일 등으로 분류되는데, 이번 기사에서는 특히, 지난 2월에 다룬 데커레이션 및 모자이크 타일에 이어, 내외장재로 쓰일 수 있는 다양한 타일 제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얼마 전 막을 내린 CEVISAMA 2012전에서도 알 수 있듯, 올해에는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재현한 밝은 컬러의 타일을 비롯해 금속과 나무, 미네랄과 같은 천연 재료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과 패브릭을 모방한 타일 디자인 경향이 두드러진다. 특히, 자연의 풍화를 거친 대리석과 사암, 화산석 등을 그대로 옮겨온 듯 리얼한 질감과 컬러를 지닌 타일 디자인이 전체 타일 신제품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질적 차별화를 이룬 프린팅 기법의 발전으로 더욱 자연스런 패턴을 표현해내며, 실재감 있는 촉감과 입체적인 표면처리로 더 이상 외관상으로는 자연석과의 구
분이 어려울 지경에 이르렀다.
이의 사례로 (주)삼현은 국내 최초 ‘디지털 방식 잉크젯 프린팅’ 기술을 도입해, 기존 방식보다 훨씬 높은 품질의 인쇄가 가능하고, 디자인 개발 시간 단축과 다품종 소량 생산이 용이해졌다. 이에 모던함과 어우러진 밝은 컬러가 돋보이는 ‘CARACATTA’ 와 청아하면서도 절제된 느낌을 연출하는 ‘ONIX’ , 타일 특유의 차가운 텍스처와 부드러운 마블링이 조화된 ‘TRAVERTINO’ 타일 신제품을 선보이며, 고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통합 상재 브랜드 릭실의 이낙스에서도 다양한 친환경 내외장 타일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중에서도 특히, 돌을 켜켜이 쌓은 듯한 입체적인 느낌이 특징인 내외장 타일 ‘센토자이(SENTOUSAI)’ 와 와일드한 석면과 양초를 자른 듯한 커팅면이 만들어 내는 독특한 음영이 멋스러운 외관을 연출하는 ‘호소와리 보더(HOSOWARI BORDER)’ , 모래알이 박힌 듯 빛에 의해 반사되는 펄 입자 표면을 가진 ‘사이몬(SAIMON)’ 그리고 고대 암각화를 개성적인 3차원 입체 디자인으로 표현한 ‘라스코(LASCAUX)’ 를 대표 제품으로 꼽을 수 있다.
한편, 상아타일에서 선보이는 터키 KALE사의 ‘KALESINTERFLEX’ 는 3mm의 얇은 두께에 1,000×3,000mm의 대형 사이즈로 제작되어 건물 내장은 물론 외장마감까지 가능한 다재다능한 아이템이다. 이에 일반적인 실내 천장고를 감안할 때, 바닥에서 천장까지 타일 한 장으로 깔끔한 마감이 가능하고, 넓은 공간의 바닥에도 초대형 사이즈의 바닥재가 주는 매력을 더할 수 있다. 외장으로 시공 시 건식공법이 가능하며, 초 경량화(7kg/㎡)를 통해 건물의 자체하중을 감소시키는 장점을 지닌다. 또한 제품은 세계 최초로 개발된 반투명(Translucent)타일로서, 최근 트렌드인 LED조명이나 광고 등이 타일 후면에 시공되어 일체화된 외관을 연출할 수 있다. 이밖에도 상아타일에서 선보이는 이탈리아 CIR사의 ‘CRYSTAL’ 은 대리석과 같은 질감이 인상적인 제품으로, 타일 하나하나에 보이는 패턴이 모두 다른 특징과 색상을 지닌 것이 장점이다. 이에 실내 아트월뿐만 아니라 바닥, 욕실공간, 상업공간 등 원하는 어디든 적용 가능하다.



앞에서 언급했듯 최근 타일 디자인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자연에 대한 모방 성질은 그간 공공연하게 흉내 내던 석재를 넘어 세라믹과 거리가 먼 나무 및 금속, 콘크리트 등으로 뻗어가고 있다. 특히, 나무의 경우 디테일한 나뭇결 패턴과 나이테를 따라 미묘하게 차이나는 양각 그리고 원목마루 특유의 규격까지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러한 원목마루를 닮은 타일 제품은 특히 물 사용이 잦은 욕실에서 천연 원목을 사용했을 때 발생되는 단점을 해소하며, 외관적으로 동일한 디자인 효과와 함께 더욱 효율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콘크리트의 거친 표면 효과, 혹은 금속의 글로시한 속성을 닮았으면서도 경량화된 타일 디자인을 통해 더욱 다양한 공간과 용도로 타일이 활용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이탈리아 타일 브랜드 MIRAGE에서는 노출 콘크리트의 형태를 재현하여 정제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N‘ olita ’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는 세련되고 국제적인 도시의 스타일과 거친 모습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포셀린 타일 컬렉션으로서 디지털 프린팅 기법으로 제작되어 10가지의 뉴트럴한 컬러 구성을 제공한다. 또한 스페인 타일 브랜드 PERONDA에서는 내추럴하면서도 빈티지한 감성을 지닌 타일 신제품을 선보인다. 화물 운반대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된 제품은 타일 하나하나 컬러의 변화가 돋보이며,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다.
이밖에도 타일플러스에서는 내장용으로 흔히 사용되던 포셀린 타일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여 외장용으로도 무리 없이 시공할 수 있도록 한 SHANGHAI CIMIC TILE사의 ‘GREAT SLAB’ 타일을 국내에 출시했다. 제품은 경량인데 반해 강한 강도를 지니고 있어 안전성이 높고, 안개, 산성, 알칼리성 등 대기화학작용에도 강한 저항성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건식시공이 가능해 타일시장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