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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Mar

Daring house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3-29, 15:58:58 조회 수: 11021

오랜만에 컨셉추얼한 집을 만났다. 폐목재를 보고 한눈에 반해 이를 집에 적용한 어느 부부의 리얼리티 데코.


1 집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작업실. 키즈 쇼핑몰을 오픈할 계획으로 작업할 공간이 필요했다. 창가 쪽으로는 벽 사이의 공간에 꼭 맞게 책장과 컴퓨터 책상을 놓았다.
2 오래된 인터폰도 바꾸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새것으로 교체하면 오히려 집과 어울리지 않았을 것 같다고.
3 중문도 예외는 아니다. 우드 패널을 꼼꼼하게 이어 붙여 색다른 중문을 완성했다.
4 우드 패널을 두르지 않은 벽은 아주 연한 그레이 컬러로 마감하고 가구도 대부분 화이트 컬러로 놓았다. 너무 답답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공간에 여백을 주기 위함이다.
5 집의 가장 포인트가 되는 거실. 컬러풀한 폐목재와 나무 선반으로 빈티지한 분위기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선반 위에 올린 아이템도 대부분 빈티지 제품.


집이 참 특색 있어요. 리노베이션을 한 것인가요?
어떤 스타일로 집을 꾸며야지 생각하기에 앞서 어느 지역으로 이사할 것인지가 우선이었어요. 삼청동에 살았는데 더 조용하고 자연과 가까운 이곳, 청운동을 눈여겨보고 있다가 집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계약을 했죠. 영화감독인 남편과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 저는 외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했기 때문에 타지가 아닌 정말 내 집 같은 느낌의 집을 갖고 싶었어요. 대신에 좀 독특한 스타일로 꾸며보기로 하고 직접 시공을 할 생각이었죠.
우드 패널로 거의 대부분의 벽을 마감했는데요, 이 모든 걸 직접 했다고요?
의욕에 넘쳐 각종 자재를 알아보던 중 ‘윤현상재’에 들르게 됐어요. 폐목재와 가구를 전시한 쇼룸을 보고 남편이 한눈에 반했죠. 쇼룸을 누가 디자인했는지 여쭤봤더니 최형규 소장님 연락처를 알려주시더라고요. 바로 연락을 해서 쇼룸처럼 집에 우드 패널을 적용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어요. 저희 제안에 응해주셔서 여러 번 미팅을 했죠.
꼭 우드 패널이어야 했던 이유가 있나요?
우드 패널을 고집했다기보단 폐목재가 주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어요. 남편과 제가 워낙 빈티지 아이템을 좋아해 잘 어울리겠다 싶었고요. 원래는 포인트 벽지처럼 벽 한 군데에만 적용하려고 했는데 과감하게 다른 벽과 문에도 패널을 시공했죠. 그래서 집이라기보단 별장이나 로프트 하우스 같은 느낌이 들어요.
나무는 습기에 예민한데 별다른 문제는 없었나요?
도심보다는 자연과 가까운 환경이어서 그런지 여름과 장마철을 지냈는데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어요. 신기했던 것은 거실에 놓인 테이블에 물을 쏟았는데 처음엔 부풀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더라고요. 그때 처음 나무가 숨을 쉰다는 걸 느꼈어요.
실용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한 부분이 있다면요?
이 빌라는 원래 주방이 좁은 편이에요. 보통 주방과 맞닿아 있는 방을 확장해서 공간을 넓히는데 아기가 자라면 따로 방이 필요할 것 같아서 그대로 살리기로 했죠. 대신에 주방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까 고민하다 문을 모두 슬라이딩 도어로 하면 공간을 좀더 넓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방과 다용도실, 욕실의 문을 나란히 슬라이딩 도어로 바꿨어요. 높이가 꽤 되는 냉장고가 있으면 더 답답해 보일 것 같아서 냉장고는 바로 옆의 작업하는 방으로 넣었고요.
가구나 소품은 이사하면서 구입한 것들인가요?
저희 부부는 빈티지 아이템을 좋아해요. 가구나 소품은 유학 시절 벼룩시장에 갔을 때 샀던 것들과 부모님께서 물려주신 것들이 많아요. 우드 패널 때문에 집이 무겁게 느껴질까봐 방 안의 가구는 대부분 화이트로 놓고 카르텔에서 컬러 있는 조명을 구입했어요. 거실에 설치한 간접 레일 조명은 완제품을 구입한 것이 아니라 남편이 디자인해서 제작을 의뢰한 것이라 애착이 가요. 내 집이기 때문에 작은 것에라도 직접적인 손길이 닿길 원했어요.
자랑하고 싶은 공간이나 코너가 있나요?
원래 베란다가 있었는데 확장을 해도 거실이 그렇게 넓어질 것 같지 않은 애매한 공간이었어요. 그래서 단 차를 준 좌식 공간을 만들었죠. 가구나 별다른 데커레이션 없이 높이만 높아진 공간인데 바닥에만 별도로 난방이 되도록 했어요. 겨울에도 따뜻하기 때문에 집에 누가 놀러 오면 다들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해요. 아이의 훌륭한 놀이터가 되기도 하고요. 또 ‘릴렉스 베이비’란 아이 의상 쇼핑몰을 곧 오픈할 계획이라 집에서 작업할 일이 많았는데 저만의 작업실이 생긴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1
덩치가 큰 세탁기는 사이즈를 재서 맞춘 우드 박스 안으로 넣고 위에는 토스터나 무선주전자 등 주방 아이템을 올려둘 수 있게 했다.
2,3 주방 선반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올려뒀다. 직접 만든 인형부터 다양한 디자인의 컵, 오래된 모카포트인 ‘비알레티’의 모습도 보인다.
4 주방과 맞붙어 있는 다용도실과 방. 모든 문을 슬라이딩 형식으로 제작해 공간을 여유 있게 쓸 수 있다.
5 침실은 침대 대신 좌식형 매트리스를 사용하고 있다. 옷장은 을지로에서 저렴하게 맞추고 위로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제작했다.


Practical tip

1 직접 패브릭을 사서 제작한 딸랑이 인형. 오픈 예정인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2 프랑스 벼룩시장에서 찾아낸 1960년대 제작된 라이터와 재떨이, 그리고 유연한 보디와 컬러가 돋보이는 램프.
3 남편이 태어난 해에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강남구청에서 상으로 받은 시계.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을 만큼 특별한 물건이다.
4 16년이나 된 LG전자의 토스터. 요즘에도 식빵을 구울 때 사용할 정도로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다.
5 남편이 프랑스 유학 시절 독일 벼룩시장에서 사온 1970년대 빈티지 벽지. 아이가 낙서를 할 나이가 지나면 바르려고 남겨뒀다.

에디터 신진수
포토그래퍼 이종근

출처 - 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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