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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Apr

Romantic Handmade House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4-17, 09:23:27 조회 수: 11010

플라워 아뜰리에 보떼 봉떼(Beaute et Bonte)를 꾸리고 있는 플로리스트 정주희의 신혼집. 결혼 후 남편과 함께 가꾸고 있는 오래된 빌라의 로맨틱한 변천 과정은 이렇다.

이 집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죠? 결혼 전 10년 가까이 언니와 함께 살던 집이에요. 언니가 먼저 결혼을 했고 이후 저 혼자 지내다가 1년 전 결혼하면서 신혼집이 된 거예요. 여자들끼리 살 땐 마음만 있었지 집에 별로 신경을 못 썼었죠. 집이 달라지려면 하드웨어적인 변화가 어느 정도 필요하잖아요. 1년 전 신혼집으로 정하고 난 후 바닥, 벽, 조명 등을 확 바꿨죠. 마감이나 분위기는 제 취향이 대부분 반영됐고요.

집,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있었나요? 예전엔 보는 것만 좋아했는데, 유학 시절 파리에서 지금의 남편인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관심이 시작된 것 같아요. 한국에서 인테리어를 전공하고 프랑스에서 사진을 전공한 남편은 어릴 때부터 만들고 고치는 것을 좋아했었대요.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시작한 건 제 작업실을 갖고 난 후부터예요.

집을 꾸미기에 앞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나요? 화이트 컬러를 메인으로 하자, 다이닝 공간은 갈색 벽으로 하자, 남향인 방을 거실로 사용하자 정도만 정하고 시작했어요. 다른 요소들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필요하다고 느끼면 충동적으로 보탰고요. 예를 들어 주방 앞쪽 선반은 기존에 세워두던 스피커를 가로로 눕혀 벽걸이 선반 겸 스피커로 사용하거나 거실로 사용하는 벽의 하늘색은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칠해서 얻은 색이에요. 제가 몰딩이 있는 마감을 좋아해 다이닝 공간과 거실엔 직접 재단한 몰딩을 일일이 붙여 마감하기도 했죠.

빈티지 소품이나 포스터, 특이한 인형이나 인테리어 아이템이 눈에 띄네요. 남편과는 꽃을 배우러 갔던 파리에서 만났어요. 당시 남편은 사진을 배우러 파리에 왔고요. 둘의 추억이 있는 파리로 신혼 여행지를 정했고, 둘이 함께 동경했던 헬싱키도 다녀왔죠. 그곳에서 그릇이나 조명 등 지금의 집을 채우고 있는 몇몇 아이템을 사왔어요. 남편의 컬렉션도 몇 가지 있는데 ET, 미니어처 인형 등이죠. 파리에 가면 꼭 들르는 장난감가게도 있고요. 스페이스 인베이더 역시 우리의 파리 추억 중 하나예요. 출처가 궁금하다 싶은 아이템은 모두 파리 유학 당시 하나둘 모았던 것들이에요.

즐겨 가는 인테리어숍이 있나요? 일 때문에 화기를 살 일이 많아 까사미아의 시아나 반포 꽃시장에 자주 가요. 빈티지 소품을 파는 더 쿠모스탁도 좋아하고요, 식기를 모으는 것도 좋아하는데 조셉 조셉 같은 브랜드에서 아이디얼한 주방 도구들도 즐겨 사죠. 헤이리에 있는 이케아는 딱히 살 것이 없어도 구경 삼아 놀러 가는 곳이에요. 그리고 여행 나갈 일이 있으면 무조건 그 지역의 플리마켓이나 숍 등을 찾아 다니죠.

집 안에는 언제나 꽃이 있나요? 하는 일이 그렇다 보니 아무래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유지가 되는 것 같아요. 한두 번 꽃이나 식물을 들여놓다 보니 집에 꽃이 없으면 너무 허전하더라고요. 작업실에서 한두 송이씩 가져와서 꽂는 정도예요. 집에는 거한 완성작이 아니라 소재 한 줄기, 꽃 한 송이만 가져와도 충분히 분위기를 낼 수 있거든요.


1 다이닝 공간 벽에 걸린 선반 위. 스케이트를 탄 곰돌이와 목마 미니어처는 파리의 어린이 장난감 가게에서 구입한 남편의 수집품.
2 무엇 하나 쉽게 버리지 못하는 부부의 컬렉션에는 폰트나 디자인이 멋진 의미 있는 종이들도 여럿이다.
3 거실처럼 사용하는 방. 플라워 패턴의 패브릭 조명갓은 신혼 여행지인 파리에서 구입한 것.


1,2 소재를 즐겨 사용하는 플로리스트 정주희의 스타일링이 느껴지는 공간. 독특한 일러스트 포스터와 직접 만든 시계가 조화를 이룬다.
3 거실처럼 사용하는 방에서는 직접 만든 서랍장, 나무판을 얹어 만든 테이블, 플라워 어레인지먼트에 사용하던 도구 등을 가구로 사용하고 있다.
4 거실처럼 사용하고 있는 방. 책과 인형 등 부부의 소장품이 빼곡히 정리된 책장이 보인다.


5 노란 벽과 코지한 스타일링이 아늑함을 더하는 침실.
6,7 냉장고 위에도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날고 있는 부엌.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부엌의 긴 상부장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기 위해 가로로 긴 지금의 상부장으로 바꿨다. 작은 조리 도구며 그릇도 허투루 고른 것이 없다. 상부장 위의 빨간 말은 빵틀.
8 다이닝 공간에서 안쪽을 바라보는 모습. 리스가 달린 문은 거실로 사용하는 방의 문, 옆으로는 드레싱룸으로 사용하는 방이다. 정면에 보이는 바퀴 달린 트레이는 버려진 것을 재활용했다.


1 주문 제작한 원형 테이블을 둔 로맨틱한 무드의 다이닝 공간. 테이블 위에는 조팝나무와 스위트 피, 아이비 등을 두었다.
2 남편의 사진 작업과 수집품이 모여 있는 다이닝 공간 수납장 위. 3 이 집 곳곳에서 출몰하는 ‘스페이스 인베이더’.
4 브라운 컬러로 칠한 벽, 클래식한 몰딩 역시 부부의 솜씨다.
5 의자를 좋아하는 부부가 걸어둔 포스터, 일러스트 달력, 아프리카의 돈(패브릭으로 만든)을 담은 액자가 걸려 있는 다이닝 공간.

Practical tip

1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이탈리아 빈티지 도넛 플레이어. 휴대용으로 여전히 작동이 가능하다.
2 까사미아에서 구입한 독특한 모양의 꽃병은 시아(Sia) 제품.
3 신혼 여행지였던 헬싱키에서 구입한 이딸라와 아라비아 핀란드의 그릇들.
4 크렘린을 닮은 봉제 인형은 남편이 연애 시절 만들어준 것. 유난히 인형이 많은 이 집에서도 단연 주인공 같은 존재다.
5 새 모양이 프린트된 원단을 잘라 솜으로 채워 만든 오너먼트.
6 오래전 반포 고속터미널(꽃시장) 상가에서 구입했던 테이블 스탠드.

에디터 곽소영
포토그래퍼 신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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