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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May

Production House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5-14, 09:58:26 조회 수: 11349

애니메이터이자 프로듀서인 드린 도밍게즈는 자신이 연출하는 데커레이션 프로그램의 조언을 그대로 따라 이 집을 꾸몄다. 우선 토털 룩은 피할 것, 전문가와 장인의 노하우를 활용할 것,
그리고 무엇보다 원래 모습을 잃지 않을 것.


거실에는 안토니오 치테리오가 디자인한 소파 ‘레이(Ray)’와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가 디자인한 낮은 테이블 ‘팻팻(Fat Fat)’이 놓여 있다. 모두 B&B 이탈리아(B&B Italia) 제품. 플로어 스탠드는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슈퍼아키문 (Superarchimoon)’으로 플로스(Flos) 제품. 영국에서 구입한 에메랄드 컬러의 낮은 암체어는 18세기 앤티크. 소파 뒤 벽에는 사빈 피갈의 사진 작품이 걸려 있다.


벽과 바닥에 색조가 다른 흰색을 칠해서 계단의 볼륨을 돋보이게 만들었다. 계단 하나하나를 일부러 문질러 닦아서 거친 느낌이 나도록 했는데 그 결과 밝은 나무의 부드러움이 부각되었다. 계단 위에는 짙은 회색의 태피스트리를 깔았다. 마르셀 반더스가 촬영한 사진(뤼마(Lumas) 갤러리 소장)이 계단에 관능적인 분위기를 불어넣는다.


맞춤 제작한 높은 대리석 테이블에는 1958년 노먼 셔너가 디자인한 호두나무 의자 ‘셔너 체어(노먼 셔너 컴퍼니 제품)’를 놓았다. 테이블 위의 천장 조명은 필립 스탁이 디자인한 ‘시카트리스 드 뤽스(Cicatrices de Luxe)’로 플로스 제품. 크리스털 꽃병으로 구성된 이 조명은 빛을 부드럽게 반사시켜 주방 곳곳에 흩트린다.

그녀가 지난 15년 동안 매주 라디오 방송국 유럽 1(Europe 1)에서<테바 데코(Teva Deco)>라는 프로그램을 연출하면서 데커레이션에 관한 방청객의 질문에 답해오긴 했지만, 누구나 그렇듯 자신의 집을 꾸미게 되면 어떤 것이 좋은 선택일지 고민하기 마련이다. 그녀는 남편과 장성한 두 자녀 ‘레아(23살)와 레오(20살)’와 함께 살던 집을 단층의 확 트인 아파트로 바꾸고 싶었던 것일까? 사실 그녀가 열광하는 것은 확 트인 깔끔한 아파트가 아니라 벽돌과 규석을 쌓아 올린 멋스러운 파사드의 1930년대 건물이다. 또 그녀가 뿌리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우아하게 구부러진 철 계단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데커레이션과 레노베이션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기에 앞서 그 집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를 아는 것이에요.” 상드린이 레노베이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점을 정리해준다.
상드린은 일단 200m²의 이 집을 구입하자마자 건축가의 도움 없이 혼자 개조 작업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창을 어떻게 낼지 고민한 것. 그녀는 거실에 커다란 통유리 창을 만든 것이다. 이 창을 통해 보이는 테라스의 식물들은 그 자체로 훌륭한 데커레이션이 되었다. 그리고 바닥을 흰색으로 칠해서 빛이 환하게 반사되어 들어오도록 했다. 또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유명 셰프의 실험실처럼 ‘주거 공간 같지 않게’ 디자인한 부엌이다. “부엌에 관해서는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생각해두었어요. 그야말로 ‘꿈의 부엌’이지요.” 상드린은 부엌 가구 전문가와 이녹스 기술자의 도움을 받아 그녀가 그토록 바라던 ‘다이닝룸이 딸리고 최첨단 설비를 갖춘 부엌’을 완성했다.
그녀는 인조대리석 코리안(Corian)으로 만든 폭 40cm의 좁고 긴 바를 제작해 창가에 설치했다. 다이닝룸으로 이어지는 이 모던한 바는 선반 혹은 간이 식탁으로도 사용된다. 다이닝룸은 호텔의 휴게 공간처럼 꾸몄다. “전문가와 장인들을 최대한 레노베이션 작업에 끌어들였어요. 그들의 노하우를 가까이서 접할 수 있는 것, 그것이 바로 럭셔리한 삶이죠.” 상드린은 자신이 시크하면서 심플하다고 정의한 스타일 안에(그녀는 필립 스탁을 매우 좋아한다) 클래식한 디자인과 빈티지를 섞어놓았다. 그리고 ‘자신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1층 거실 구석에 부드럽고 여성스러운 ‘부두아(Boudoir, 규방)’를 마련했다. 이 개인적인 공간에서 그녀는 프렌치 불도그 밥과 함께 느긋한 삶을 즐긴다.



1 상드린은 거실 한쪽 구석에 테라스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은 일부러 ‘편안하고 부드럽고 여성적인’ 분위기로 꾸몄다. 소파는 카라반 제품. 거울 ‘로물루스(Romulus)’와 낮은 테이블 ‘마르게리츠(Margueritz)’, 태피스트리 ‘옹브르(Ombre)’는 위베르 르 갈 디자인.
2 부엌 문 앞에 서 있는 상드린. 그녀가 원했던 대로 부엌은 최첨단 시설을 갖춘 기능적인 공간으로 바뀌었다. 문 주위로 피에로 포르나세티가 디자인한 자기 접시들을 붙여놓았다. 오른쪽에 보이는 인조대리석 코리안 소재의 가구는 벽을 따라 길게 제작했다. 이 위에 선반을 설치하고 유리잔을 올려놓았다. 놋쇠와 유리로 된 선반은 생투앙의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녹색 식물로 둘러싸인 100m²의 테라스에 편히 쉴 수 있는 야외 거실을 만들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오래된 나무 벤치 위에는 프린트 쿠션(카라반 제품)을 올려 놓았다. 벤치 옆에는 후안 쿠르찬과 페라리 하르도이, 안토니오 보네트가 디자인한 암체어 ‘AA’가 놓여 있다. 에르본(Airborne) 제품. 테라스를 둘러싼 철제 격자 철망은 베르사이유 궁 정원을 모델로 장인이 제작한 것. 철망에 걸어 놓은 3개의 볼록 거울 ‘소르시에르(Sorcieres, 상투(Sentou) 제품)를 통해 테라스와 집의 외관이 보인다. 플로어 스탠드는 라몬 우베다가 디자인한 ‘인 아웃(In Out)’. 메탈아르테(Metalarte) 제품으로 사브(Sabz)에서 판매.


거실이 모든 사람을 위한 공간이라면 ‘부두아(규방)’와 ‘오두막’ 같은 침실은 자신을 위한 공간이다. 지붕 아래 있는 침실 벽은 오두막집 분위기가 나도록 참나무로 마감했다. 상드린은 침대에서 나무를 바라볼 수 있어 즐겁다고 한다. 낮은 책장 위에 놓은 사진은 그녀의 딸 레아가 찍은 것.


상드린은 지붕 바로 아래에 그녀가 꿈꾸던 욕실을 만들었다. 부부침실과 연결되도록 만든 욕실에는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을 섞어 놓았다. 앤티크 스타일의 욕조는 레진 몸통에 주철 다리가 달려 있다. 세면대는 1930년대 빈티지로 생투앙에 있는 앤티크 욕실 액세서리 전문숍에서 구입했다. 세면대 양쪽 벽에 달린 벽등은 베아슈베(BHV) 제품. 바닥에는 모던하고 실용적인 플라스틱 바닥재를 깔았다. 바닥에 놓은 큰 거울의 프레임은 나무에 정교한 조각을 새긴 것으로 인도에서 가져왔다. 벽은 침실과 마찬가지로 참나무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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