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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May

관능과 위트의 황금비율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5-14, 09:56:36 조회 수: 12377

관능적이고 드라마틱한 요소를 디자인으로 풀어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 무이를 통해 발표한 센세이셔널한 캠페인 비주얼을 시작으로 커트러리와 식기, 조명과 가구, 인테리어 및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그의 디자인 세계는 현실과 판타지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감각의 제국이다.


Marcel Wanders 1963~
샹들리에에 매달린 벌레스크(Burlesque) 댄서가 샴페인잔을 들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술을 권하는 듯한 사진, 아름다운 전라의 모델이 램프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 이 모두가 바로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프로덕트 디자인 회사 무이(Moooi)의 캠페인 사진이다. 새로움을 넘어 낯선 이 캠페인은 단숨에 이슈로 떠올랐고 ‘무이’라는 이름도 화제의 반열에 올랐다. 이 도발적이고 과감한 캠페인은 무이의 공동 대표이자 아트 디렉터인 마르셀 반더스의 기획이었다. 눈에 띄는 장신과 벽안에 환한 미소와 은백색 곱슬머리. ‘디자이너가 되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은 뭘 했을까?’ 라는 호기심이 절로 이는 사람. 2001년에 설립된 무이와 일을 시작할 무렵 그가 준 첫인상이었다. 때는 바야흐로 무이가 세계적인 디자인 회사로 발돋움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자신의 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설레어 하던 그가 10여 년이 지난 지금은 환상적인 디자인에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성장했다.

1988년 네덜란드의 안햄 아트 스쿨 (Arnhem School of Arts)을 졸업하고 1995년 스튜디오를 오픈한 마르셀 반더스는 그 이듬해 수많은 신인 디자이너들을 발굴해낸 프로젝트 그룹인 드룩(Droog)과의 협업을 통해 노티드 체어(Knotted Chair)를 선보이며 그의 이름을 알렸다. 현재 뉴욕 모마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어 있는 카본 파이버 소재의 이 의자는 ‘노티드(매듭이 있는)’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뜨개질 형태의 매듭으로 이루어져 있다. 발표 당시 놀랄 만큼 가볍고 수공예와 현대 기술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는 호평을 받으며 마르셀 반더스에게 명성을 선사한 작품이다. 감각적이고 도전적인 작업을 추구하는 마르셀에게 있어 무이와의 인연은 디자이너로서, 아트 디렉터로서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는 재미와 실용성을 겸비한 특유의 작업 중 상당수를 무이 컬렉션으로 선보였다. 특히 2000년 ‘하노버 세계 엑스포’의 더치 파빌리온을 위해 디자인한 VIP 체어는 부드러운 멜란지 소재의 업홀스터리와 판탈롱 밑단을 연상시키는 다리 밑에 바퀴를 숨긴 디테일이 재미있다. 이 제품은 현재도 무이의 스테디셀러로 손꼽히고 있다. 이후 해마다 <밀라노가구박람회>에 참가하며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마르셀 반더스와 무이의 디자인 세계를 알리고 성장을 거듭해왔다.
마르셀 반더스는 디자이너로서는 물론이고 아트 디렉터로서의 상상력과 감각을 극대화시키는 데에도 탁월한 재능이 있었다. 사진 작가 에르윈 올라프(Erwin Olaf)와의 공동 작업은 지금의 관능적이고 세련된 무이의 이미지를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는데, 현재도 이 둘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무이의 캠페인 이미지를 함께 만들고 있다. 또한 그는 무이의 공동 대표로서 무이가 추구하는 철학과 부합하는 젊고 감각적인 신인 디자이너를 과감하게 영입해 앞서가는 디자인 회사로서의 이미지를 굳히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유르겐 베이(Jurgen Bey), 마틴 바스(Maarten Bass), 프론트(Front) 등은 무이와의 디자인 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성장했다.

넘치는 에너지와 아이디어로 어느새 디자인계의 이슈 메이커가 된 마르셀은 무이와는 별도로 자신만의 디자인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마이애미의 사우스 비치 몬드리안 부티크 호텔, 본의 카메하 그랜드 호텔과 암스테르담, 자카르타의 개인 주택 레노베이션 등 다수의 건축과 인테리어에서도 모던과 럭셔리, 장식성과 심플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포트폴리오를 쌓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코스메틱 브랜드 맥의 스페셜 에디션 패키지 디자인, 스포츠 의류 브랜드 푸마의 파빌리온 등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며 여러 분야에 마르셀 반더스의 디자인 DNA를 심어놓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3월부터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항공회사인 KLM의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은 그가 디자인한 디너 테이블웨어 세트로 기내식을 제공받는다. 고급스러운 도자기와 디테일이 뛰어난 스테인리스 재질의 커트러리는 무게를 최소화한 것으로 항공 운항 시 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고려했다고. ‘사랑으로 가득 찬 세상을 만들고 열정으로 간절히 원하는 꿈을 이룬다’고 디자인 미션을 직접 밝힌 바 있는 마르셀 반더스. 실제로 그의 디자인은 관능적이고 드라마틱한 요소들로 가득하고 사람들이 꿈꾸는 판타지를 시각적으로 해석해내는 데 탁월하다. 대중의 욕구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그의 혜안이 변치 않는 한 마르셀 반더스에 대한 대중의 사랑 또한 계속될 것이다.


무이의 몬스터 체어


Product Knotted Chair
Manufacture Cappellini
뉴욕 모마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디자인 뮤지엄에 영구 소장되어 있는 노티드 체어는 이름이 의미하는 그대로 뜨개질 매듭 형태로 구조가 이루어져 있다. 보기와는 다르게 가볍고 수공예적인 아름다움과 현대 테크놀로지가 조화를 잘 이룬 디자인으로 마르셀 반더스가 명성을 얻는 데 크게 기여한 제품이다.


과감하고 관능적인 무이의 광고 비주얼.


플로스의 스카이 가든 조명.


Product Kameha Grand Hotel
Location Bonn, Germany
독일의 작은 도시 본에 건축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카메하 그랜드 호텔은 마르셀 반더스가 지난 2009년에 진행한 건축 프로젝트이다. 유유히 흐르는 라인 강가에 위치한 카메하 그랜드 호텔은 휜 형태에 유리 소재를 사용한 입면, 볼륨과 매스가 돋보이는 건물이다. 거대한 조명이 걸려 있는 호텔 파사드를 시작으로 호텔 내부에서 마르셀 반더스의 감각적이고 과감한 인테리어를 만날 수 있다.


Product VIP Chair
Manufacture Moooi
무이의 스테디셀러로 손꼽히는 VIP 체어는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멜란지 소재의 원단으로 커버링했으며 밑으로 갈수록 통이 넓어지는 판탈롱을 연상시키는 다리가 독특한 제품이다.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다리 안에 바퀴를 숨긴 디테일이 이 의자의 반전이라고 할수 있다.


1 화려하고 섬세한 상업 공간 ‘빌라 모디’의 인테리어
2 볼륨과 장식이 부각된 프라이빗 레지던스 인테리어


1 펜던트 안에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2 코스메틱 브랜드 맥과의 콜라보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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