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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Jun

Vintage Temptation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6-26, 09:06:37 조회 수: 10385

프리랜스 에디터인 권소이 씨의 꾸준한 빈티지 컬렉션과 따뜻한 감성이 어우러진 아파트. 빈티지 오디오가 만든 배경음악과 오래된 가구,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평온하고 고요한 집을 만났다.


↑ 빈티지 마니마다운 컬렉션이 조화를 이루는 주방. 검박한 멋이 느껴지는 식탁과 의자, 바 체어, 찬장 등은 모두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것들이다. 털실로 만든 식탁 위의 꽃은 집주인 권소이 씨의 솜씨.

1 신기하게도 지금의 요일과 딱 들어맞는 7년 전 달력을 발견해 빈 벽에 붙여놓았다. 타자기와 LP는 빈티지 마니아의 권소이 씨의 페이보릿 아이템이다.
2 침실에 있는 투박한 빈티지 서랍장은 동생에게 결혼 선물로 받은 가구다. 크고 넉넉한 서랍장에 제법 많은 수납이 가능해 침실의 잡동사니를 모두 책임지고 있다.

빈티지 컬렉션의 출발은 언제부터였나요?어릴 때부터 모으는 걸 워낙 좋아했어요. 한때는 자석을 모으거나 여행지에서 숟가락을 사 모으기도 했죠. 이 집에 있는 물건 중 상당 부분은 대학생 때부터 차곡차곡 모았던 것들이에요. 배낭여행을 다닐 때도 그릇을 사 모았으니까요. 결혼을 할 때 그릇을 하나도 사지 않을 만큼 많이 갖고 있었어요. 살림을 모르고 샀던 물건들이라 사용하지 않는 것들도 많고요. 지금은 모으기보다 줄이고 있는 중이죠.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어릴 때부터 잡지를 좋아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무작정 스타일리스트 신경옥 실장님을 찾아가서 어시스턴트를 자처했죠. 결국 다른 분야(그녀는 뷰티 기자였다)의 기자가 됐지만 워낙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대학교 내내 퀼트, 도자기, 리본 아트, 뜨개질 등을 줄기차게 배웠고요. 미국에서는 레터프레스도 조금 배웠어요. 엄마가 그림을 잘 그리셨고 소소한 소품들을 항상 만들어주셨는데, 그 영향도 있지 않을까요.
미국에서의 생활이 집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했나요?남편의 공부 때문에 2년 정도 머물렀었는데, 가장 좋았던 점은 제가 좋아하는 빈티지 물건들을 구하는 게 너무 쉬웠다는 거예요. 헌 물건들을 사고파는 마켓도 많았고요. 특히 제가 지내던 곳은 중정을 중심으로 창이 넓은 집들이 빙 둘러 있었는데, 같은 구조의 집을 개성을 살려 너무 다르게 꾸미고 사는 그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요. 거실엔 소파와 TV, 침실엔 침대와 빌트인 장 같은 우리의 일반적인 공식을 거기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었어요.
빈티지 물건을 살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나요?가구는 스케일이 큰 가구를 좋아하고 소품은 작은 것들을 좋아해요.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고요.

1 넓은 소파, 빈티지 책상, 오래된 오디오로 꾸민 거실. 빈티지 오디오는 미국에서 가라지 세일 때 샀는데 이 집의 배경음악을 담당하고 있다. 상판이 열리는 어린이 책상은 아들 건우가 거실에서 가장 좋아하는 자리다. 소파 앞 스툴은 오래전 일본에서 산 것으로 커버링만 몇 번째 바꿔가며 사용하고 있다.
2 엄마와 아들의 취향이 절충을 이루고 있는 여섯 살 건우의 방. 동물 그림이 그려진 커튼은 원래 샤워커튼으로 어반 아웃 피터스의 리빙 라인.
3 건우 방 입구. 어린이 학교 의자는 오래전 황학동에서 구한 것. 빈티지 트렁크를 수납함 삼아 정리한 건우 방의 한 코너가 보인다.

여전히 쓰고 있는 빈티지 오디오나 테이블웨어 등도 미국에서 구입했나요?미국에 있는 동안 액자, 컵, 의자 등을 선물같이 하나하나 사 모았어요. 오디오는 미국 가라지 세일에서 구입했고요. 타자기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열광하는 아이템이죠. 필요에 의해 산다기보단 발견하면 사곤 했던 것 같아요.
그렇다면 필요에 의해 찾고 있는 물건이 있나요?책장을 찾고 있어요. 지금 아이 방 문 뒤쪽에 작은 수납 선반을 달았는데 미국에서 쓰던 빗물받이를 잘라 활용한 거죠. 아이가 커가면서 다양한 책들이 생기니까 책장이 필요한데, 아직 마음에 드는 걸 발견하지 못했어요.
즐겨 가는 곳이 있나요? 광장시장을 즐겨 가요. 아이 이불도 그곳에서 만들었죠. 쪽 원단 등 자투리 원단을 보거나 살 수도 있어서 좋아요. 기다리지 않고 만들어주기 때문에 시간도 절약되고요.
그래도 여전히 사고 있는 아이템이 있다면요?엽서와 빈티지 북.

Practical Tip

1,2스티치 디테일을 살린 쿠션은 권소이 씨가 아들 건우를 위해 만든 것. 엄마와 건우만 아는 추억이 담겨 있다.
3 출처와 시기도 불분명할 만큼 다양한 소재와 모양의 빈티지 쟁반과 접시.
4 건우가 특별히 좋아하는 빈티지 북 두 권.
5 피셔프라이스의 빈티지 글자 놀이 장난감. 칠판 위에 단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아이템.
6 미국 가라지 마켓에서 구입했던 접이식 나무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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