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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May

Right Decision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05-14, 09:59:29 조회 수: 11051

어디를 고치고, 어디를 그대로 둘지 레노베이션의 수위 조절에 대한 고민은 낡은 집보다 새집으로 이사를 앞둔 사람에게 더욱 골칫거리다. 홈드레싱으로 새 아파트를 보기 좋게 바꾼 112.4㎡ 아파트 개조 사례.

분양받은 지 얼마 안된 아파트라고 들었어요. 새 아파트를 왜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나요? 처음부터 우리가 살았던 것은 아니고 1년간 세를 주었어요. 세입자가 깔끔한 성격이라 집을 깨끗하게 쓰긴 했지만, 우리 집으로 이사하는 거라고 생각하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재정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현관에서 거실로 이어지는 일자형 복도의 한쪽 벽을 터서 집을 넓고 시원하게 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어디를 고치고, 어디를 그대로 둘지 고민스럽지는 않았나요? 오래 고민하기에는 주어진 시간이 짧았어요. 보시다시피 임신 8개월이라 공사에 지체할 시간이 없었거든요. 인터넷에서 홈드레싱을 검색했더니 가장 많은 검색 결과가 바로 가라지의 박창민 실장이더라고요. 다른 집의 개조 사례가 우리 부부의 마음에도 쏙 들었어요. 다른 디자이너와는 미팅도 잡지 않고 바로 전화를 드렸죠. 무조건 해달라고, 빨리, 빨리를 외쳐가면서요. 디자이너와 의논한 끝에 복도의 벽과 부엌 가구, 바닥재는 그대로 두고 벽지와 몰딩, 문 색깔 정도만 바꾸기로 했어요. 문의 색깔만 바꿨을 뿐인데 분위기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공사할 때 특별히 디자이너에게 요청한 부분이 있다면요? 6살 된 큰아들 방이요. 아직 아이가 어린데도 책이나 장난감이 많아요.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나겠죠. 그래서 수납할 공간을 많이 만들었어요. 아들 방의 가구는 침대 빼고는 다 제작한 거예요. 책장 하나로는 모자라 침대 헤드보드 부분에 헤드보드와 높이가 같은 책장을 짜 넣는 등 수납공간을 최대한으로 늘렸어요. 블록이나 자동차 장난감 등은 침대 서랍에 수납했고요. 아이 방의 문을 오렌지 컬러로 바꾸자고 제안하셨는데, 우리 부부는 블루 컬러를 고집했죠.

특히 무라카미 하루키를 좋아하시나 봐요. 그의 책이 가장 많네요. <상실의 시대>를 시작으로 <1Q84>에 이르기까지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은 거의 다 섭렵했어요. <해변의 카프카>는 남편과 제가 한 권씩 갖고 있을 정도고요. 최근에 나온 잡문집은 좀 별로였던 것 같아요. 장영희 교수가 집필한 수필집도 좋아해요. <내 생애 단 한번>이나 <문학의 숲을 거닐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은 제가 특별히 아끼는 책이에요.

침실을 제외한 모든 가구는 새로 구입한 것인가요? 부부 침대를 제외하고는 거의 다 구입했어요. 새로 산 가구는 박창민 실장이 모두 제안해준 거예요. 함께 인테리어숍을 돌며 골랐죠. 거실의 회색 패브릭 소파는 프랑프랑에서 샀고, 복도의 책장은 인디테일에서 구입했어요. 디자이너가 우리 예산에 맞춰 집에 어울리는 가구를 권해주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아이 방에 있는 침대는 짐블랑에서 제작한 것을 구입했고, 생동감 있는 옐로로 포인트를 줬어요.

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온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거실이요. 남편이 퇴근하고 오면 부부가 얼굴을 보며 얘기할 시간도 얼마 없거든요. 그마저도 컴퓨터를 하러 서재로 가거나 다른 한 사람은 거실에서 TV를 보기 일쑤였죠. 그래서 한 공간에 모아달라고 부탁했어요. 햇살이 들어올 때 거실에서 머무르는 기분도 좋고, 주방과 거실이 트여 있는 공간이라 가족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더욱 좋아요.

거실의 벤자민나무가 참 싱싱해 보여요. 아파트에서 식물을 잘 기를 수 있는 팁이 있다면요? 벤자민 화분을 사온 지 벌써 4~5년이 됐어요. 이번에 이사할 때도 고이 모셔왔죠. 예전에 잎의 끝 부분이 노랗게 마르기 시작하더니 이내 잎이 다 떨어져 죽은 줄 알았더랬죠. 포기하고 있었는데, 계절이 바뀌고 햇빛을 듬뿍 쐬어주자 작고 푸릇한 잎이 뾰족 나오기 시작하는 거예요. 감동의 순간이었죠. 나무가 시들해지면 집에서 햇빛이 가장 좋은 곳으로 가져가서 물을 듬뿍 주세요. 디자인 및 시공 가라지(02-6407-7822, www.garage1.co.kr)


1 현관에서 복도로 이어지는 구조가 독특한 112.4m²의 아파트.
2 집주인이 제일 좋아하는 공간. 벤자민나무는 벌써 4년 넘게 동거동락하고 있다.
3 시원한 블루 컬러의 아이 방문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1 책과 장난감을 효율적으로 수납할 수 있도록 신경쓴 아들 방.
2 촬영날이 선거일이라 다정한 부부가 카메라 앞에 함께 자리했다.
3 자질구레한 소품을 수납한 책장.
4 부부 침실에서 바라본 복도의 모습.

Practical tip

1 제레미 디킨슨의 작품 포스터는 마이포스터(www.myposter.co.kr)에서 구입.
2 회색 컬러가 시크한 아이 침대는 짐블랑(070-7803-3798, www.jaimeblanc.com)에서 구입. 노란 침대 서랍은 따로 제작했다.
3 집주인 이은영 씨가 즐겨 읽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과 장영희 교수의 수필집.
4 평화로운 오후를 더욱 감성적으로 만들어주는 미니 컴포넌트 오디오 야마하 TSX-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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