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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Oct

소재의 변주

작성자: 전예진주임 등록일: 2012-10-23, 16:02:28 조회 수: 12032

결혼하고 두 번째 집, 두 번째 홈드레싱이다. 예전 집은 컬러를 많이 썼고, 이번에 꾸민 집은 소재를 많이 활용했다. 모던하지만 개성이 담긴 집을 원했던 집주인은 다양한 소재의 변주 속에서 그녀가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었다.



홈드레싱을 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 집을 홈드레싱 할때는 컬러에 욕심을 냈어요. 레드 AV장, 블랙 싱크대, 블루 프레임 창문 등 비비드한 컬러를 집 안 곳곳에 두니 처음 집을 찾는 이들에게는 강렬한 인상을, 늘 함께하는 가족들은 색이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았죠. 이번 집은 컬러에서 힘을 빼고, 대신 다양한 소재로 변화를 줬어요. 가구나 소품, 마감에 타일, 벽돌, 스틸, 나무, 벽지, 유리 등 여러 가지 소재를 사용했는데 복잡해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이 좀 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이번 홈드레싱을 통해 여백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어요. 가구의 모던한 라인도 만족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고요.

그러고 보니 집 안 곳곳 다양한 소재들의 활약이 돋보여요.
성격이 다른 소재들이 서로 잘 어우러지기 위해서는 세심한 강약조절이 필요했어요. 바닥은 에폭시 느낌이 나는 친환경 소재의 바닥재를 사용해 빈티지 스타일을 냈어요. 모던한 느낌이 잘 표현됐죠. 하지만 너무 차가운 인상을 줄 수 있어 바닥에서 사용하지 않은, 따뜻한 느낌의 나무로 벽을 꾸몄어요. 나무 질감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오크 소재를 선택했고요. 주방은 그레이 톤의 돌 느낌이 나는 타일로 한쪽 벽면에 포인트를 줬고, 무늬 유리로 슬라이딩 기능의 가벽을 설치해 감각을 더했어요. 가족실의 한쪽 벽면에는 벽돌을 시공해 자연스러움을 더했죠. 가구도 스틸, 나무 등 다양한 소재가 어우러졌어요.

가장 힘을 준 공간은 어디인가요?
거실 뒤쪽으로 위치한 가족실이에요. 작은 방이었던 공간을 벽을 헐어 오픈 공간으로 만들고 가벽 기능을 하는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상황에 따라 공간 분리가 가능하도록 했어요. 6명은 여유 있게 앉을 수 있는 넉넉한 사이즈의 스틸 소재 테이블을 뒀는데 여기서 우리 가족은 TV를 보며 식사를 하고, 손님이 오면 차를 마시고, 책도 읽고, 작업도 하죠. 한마디로 멀티 플레이스예요. 또 하나의 매력 포인트를 이야기하자면 창가 쪽에 단을 높여 마련한 좌식 공간이요. 털썩 엉덩이를 대고 앉아서 음악 들으며 책도 읽고, 친구와 전화통화하며 수다도 떨고 하는데 입식 위주의 아파트 생활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어 좋아요. 데드 스페이스를 십분 활용한 스마트한 공간이죠.




바 테이블의 오크, 주방 벽의 타일, 주방 가벽의 유리 등 다양한 소재가 잘 어우러진 것이 이 집의 특장점이다.
아래 오른쪽 가장 애착이 가는 공간인 가족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가구와 소품 셀렉션도 눈에 띄어요.
가구는 기존의 가구를 그대로 사용하기도 하고, 제작도 했어요. 거실의 AV장은 기성가구에서 원하는 컬러를 찾을 수 없어 제작한 케이스예요. 일반 AV장보다 더 길게 맞췄는데 수납공간도 더 늘어나고, 거실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빈티지 소품들도 마찬가지에요. 원래 소장하고 있던 것도 있고, 발품 팔아 구입한 것도 있죠. 여러 가지 스타일을 보지만 결국 구입하는 건 모던이나 빈티지 둘 중 하나인 거 같아요.

거실 창에 설치한 루버셔터가 독특해요. 따로 디자인을 맡긴 건가요?
집집마다 똑같은 루버셔터에서 탈피하고자 인테리어 디자인 실장님과 상의 끝에 과감히 문짝을 두 짝마다 다르게 디자인했어요. 기본 루버셔터 스타일과 거울을 단 스타일, 일반적인 문 스타일로요. 제작 업체에서도 처음 해보는 디자인이라며 말렸는데 결국 저희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줬어요. 블랙 컬러로 마감을 해서 고급스러워요.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공간이 있다면요?
남편이 직업 특성상 새벽까지 일하고 낮에 잠을 자기 때문에 햇볕에 예민해요. 그래서 부부 침실은 예전부터 햇볕 차단을 위해 창가 쪽 전면에 가벽을 세웠죠. 이번에는 가벽 중앙에 창을 뚫어 변화를 줬어요. 암막 커튼을 달 예정인데 아직 마음에 드는 것을 구입하지 못했어요. 슬라이딩 도어를 만들어 베란다로 쉽게 나갈 수 있어요.




1 BED ROOM 블랙앤 화이트의 컬러 매치가 세련된 느낌을 전한다. 햇볕 차단을 위해 설치한 가벽이 눈에 띈다.
2 ENTRANCE 현관에서 바라본 집 안 내부 공간. 왼쪽은 서재와 아이방, 오른쪽은 거실이 위치해 있다.
3 LIBRARY 가족이 함께 쓰는 서재. 붙박이장을 맞춤벽지로 마감해 포인트를 줬다.
4 KIDS ROOM 공부하는 공간과 침실을 가벽을 활용해 공간분리 했다. 집안 중 컬러를 가장 많이 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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